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가 가능한지 묻는 연락이 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신입 면접을 봤던게 엊그제 같은데 내가 벌써 면접관이라니. 처음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간 채용 과정을 통해 오히려 배운 점이 많았기에 흔쾌히 수락했다.
역대급 취업난에 중무장 된 지원자들은 다들 대단했다. 면접 자세나 사전 준비는 정말 나무랄데 없었다. 다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고 어쩌면 그 차이가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A 지원자는 주어진 문제를 이해하는데 시간을 썼고, B지원자는 자신의 지식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썼다.
데이터 분석은 물론 회사 업무를 할 때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A지원자는 주어진 질문과 자료를 해석하는데 절반의 시간을 썼고 덕분에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 무릎을 탁 칠 정도의 독창적인 답변은 아니었지만 특히 중간중간 자료를 인용하며 주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B지원자는 주어진 자료는 간단히 읽고 대신 미리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아이디어는 꽤 창의적이었지만 어딘가 질문 요지와 맞지 않다는 생각에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답변은 면접관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A지원자는 자신이 생각을 선명하게 이야기했고, B지원자는 문제를 늘어뜨려 놓았다.
같은 질문에 대해 A지원자는 “제 생각은 ~~ 입니다. 그 이유는 ~~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두괄식으로 본인의 생각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설령 그 답변이 부족할지라도 일단 이해가 되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질문과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 B지원자는 “1번은 ~~해서 좋고, 2번은 ~~해서 좋습니다”라고 뭉뚱그려 답변했다. 때문에 “1번과 2번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되물어야 했고 그때부터 지원자의 답변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하는 것은 좋은 접근이지만 면접에서는 본인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 밖에 주의할 점들
- 말을 분명하게 끝 맺자. (되도록 짧은 문장을 쓰자)
- 자연스럽게 말하자. (“네 답변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지 말고 바로 본론을 이야기하자.)
- 너무 이타적으로 보이지 말자. 면접에서 적당히 이기적으로 보이는 것은 괜찮다. (주장할 때는 확실히 주장하자.)
평가자의 입장이었지만 면접자의 Do & Dont’s 를 생각하게 되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면접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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